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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5일 일요일

대서양 연안주 이민(AIP) 자격 요건 및 절차 총정리

‘이렇게 쉽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있었나’ 하고 깜짝 놀랄만한 캐나다 이민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점수 잘 받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조마조마하며 추첨 결과를 기다릴 이유도 없습니다. 어떤 사업체를 얼마에 사야 하나 고민할 일도 당연히 없습니다. 채용 제안(job offer)만 받으면 나머지 과정은 일사천리입니다.

물론 조건은 있습니다. 영주권을 받으면 반드시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4개 주 가운데 한 곳에 정착해야 합니다. 시범사업으로 출발했다가 정식 이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대서양 연안주 이민(Atlantic Immigration Program, 이하 AIP) 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민

AIP의 특징

1 도입 배경

캐나다는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온 개척자들이 세운 나라이지요. 19세기 중반에는 대서양에 면한 뉴브런스윅(NB), 노바스코샤(NS),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 등 3개 주가 캐나다 경제를 견인하고 있어서 한때는 캐나다의 성장엔진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조선, 어업, 임업 등이 지배적인 산업이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1867년 캐나다 연방이 출범할 때 ‘영국령 북아메리카(British North America: 당시 캐나다 국명)’ 정부는 이들 3개 주를 참여시키려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연방 결성을 위한 회의가 PEI의 수도, 샬럿타운에서 열렸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 결과 NB, NS는 온타리오, 퀘벡 등과 함께 연방 구성원으로 출발했고, PEI는 7년 뒤 연방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산업의 중심이 석유화학, 자동차, 정보통신 등으로 옮아가면서 대서양 연안주의 경제도 서서히 움츠러들고, 그에 따라 인구증가도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인구가 줄어들기까지 하자 위기감을 느낀 대서양 연안 4개 주, 즉 위 3개 주와 1947년 연방에 들어온 뉴펀들랜드(NL) 등이 연방 이민난민시민권부(이하 이민부)의 협조를 받아 공동으로 이민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입니다.

AIP는 지난해까지 시범사업(Pilot Program) 이었다가 올해부터 정식 이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5년간 운영한 성과가 좋았다는 방증입니다. 실제로 시행 첫해에 82명에 불과했던 AIP 이민자는 이듬해 1,400명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4천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아직은 AIP 보다는 주정부추천이민(PNP)으로 대서양 4개 주에 영주권을 얻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CRS 점수를 끌어올려야 하고, 추첨에 당첨돼 주정부 추천을 받고 하는 과정 없이 job offer만으로 이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더 많이 알려지면 이 숫자가 역전될 가능성도 큽니다.

2 주정부 공식지정업체

이 프로그램은 다른 이민제도와 달리 무게중심이 영주권 지원자보다는 종업원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업체에 실리면서 시작됐습니다. 따라서 AIP에서는 해외인력을 구하는 사업체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먼저 이들 사업체가 AIP에 참여하겠다고 지원하면 주정부가 심사해 공식 지정업체로 선정합니다. 그러니까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들 업체를 먼저 찾아내서 어떤 직종의 근로자를 찾고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올 초부터 정식 프로그램으로 승급하는 바람에 4월 현재 뉴펀들랜드노바스코샤주 정부만 지정업체를 공시해 놓았습니다. 다른 두 주, NBPEI도 수시로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통 캐나다 사용자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려면 노동시장 영향조사(LMIA: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 즉 국내 노동시장을 위협하는 직업군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AIP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됐습니다. 그만큼 대서양 연안주 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지요. 이들 4개 주의 인구는 다 합쳐도 광역토론토 인구보다 적습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PEI 인구는 지난해 기준 14만명에 불과합니다.

 

대서양 연안주 인구 현황/한국계 주민 통계

2021년 인구 (명) 2016년 인구 (명) 한국계 (2016년, 명)
NL 51만(1.8% 감소) 51만9천 80
PEI 14만 13만9천 210
NS 96만9천 92만3천 1,540
NB* 75만 74만 600

(*뉴브런스윅은 2016년과 2011년 통계, 출처: 캐나다 통계청)

3 무상 현지 정착 서비스

AIP의 또 다른 장점은 이렇게 공식 지정된 사업체가 job offer를 내준 지원자들의 입국 후 현지에 정착하고 적응하는 과정까지 책임진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자기들의 job offer를 수락하자마자 해당 지역의 정착 서비스 업체와 이들 지원자를 연결해 줍니다.

대서양 연안주 어느 지역, 어떤 집에서 살 건지, 취학아동이 있다면 전학은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등등 영주권도 나오기 전에 미리 구체적인 생활 계획을 협의하고 짜준다는 뜻입니다. 물론 지원자들은 이 비용을 내지 않고 업체와 주정부가 공동부담합니다.

이와 함께 고용주는 나중에 영주권을 받은 이후에 이들 이민자의 실제 생활이 최초에 정착서비스업체와 논의했던 세부 사항과 혹시 차이가 있는지, 또 장기적으로 현지에 잘 적응하고 사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돌봐주는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다른 이민 프로그램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특혜라 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 자격

1 지원 가능 직업군

자, 이제 구체적으로 지원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IP는 숙련근로자와 유학생에 대해서 요구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숙련근로자 자격요건은 캐나다 직업분류(NOC: National Occupational Classification) 유형 0, A, B, C에 해당하는 직업군에 최근 5년 동안 최소 1,560시간 이상의 정규직 또는 이에 상응하는 경력입니다. 이는 주당 30시간씩, 유급으로 1년 동안 근무한 근로자라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 NOC 유형 0은 관리직입니다. 인사관리자, 광산관리자, 식당 관리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NOC 유형 A는 전문직입니다. 의사, 간호사, 약사, 엔지니어 등 최소한 학사 이상의 학위가 있어야 하고 대부분 면허증이 필요한 직업군입니다
  • NOC 유형 B는 전문기능인입니다. 특정 분야의 지식도 있어야 하고, 손재주도 필요한 기능인력들입니다. 배관공, 쉐프, 전기기술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 NOC 유형 C는 ‘중급 기술 인력’으로 불리는데, 최소한 고졸 학력에 특정 직업 교육이 필요한 푸주한(Butcher), 요식업계 종업원, 트럭 트레일러 운전기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 학력 및 언어능력 기준

NOC 유형 0, A 지원자는 최소 1년 이상의 대학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해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학력 인정심사(ECA: Educational Credential Assessment)에서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NOC 유형 B, C 지원자는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어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해외졸업자는 역시 ECA를 받아야 합니다.

NOC 유형 0, A, B 지원자는 언어의 4대 영역에서 캐나다 영어 등급(CLB: Canadian Language Benchmark) 5 이상 또는 불어 등급 (NCLC: Niveaux de competence linguistique canadiens) 5 이상을 획득해야 합니다. NOC 유형 C 지원자는 4등급만 받아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입국해서 일을 시작한 이후에는 5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언어 수준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민부는 이 영어교육도 사용자 부담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했습니다.

3 현지 유학 후 지원

AIP 지원자 모두가 위에서 언급한 업무 경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서양 4개주에 위치한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이라면 업무경력이 없어도 무방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 공부를 한 게 아니라 전업으로(full time student) 최소한 2년제 주간 대학을 졸업하고 학위, 수료증, 전문자격증, 견습 자격증 등을 보유한 사람은 1,560시간의 근무경력 없이도 숙련근로자와 동일하게 job offer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 4개 주의 특정 도시에 지난 2년 동안 16개월 이상 거주하며 대학을 다닌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다는 ‘최소거주요건’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 대학이나 학력을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부는 4개 주의 24개 대학을 지정해 뒀습니다.

지원 절차

1 영주권 신청

지원자가 정착서비스업체와 함께 자신의 정착계획을 확정하고 나면 주정부가 job offer에 보증을 서줍니다. 주정부가 보증서를 우편으로 보내오면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이민프로그램과 동일합니다. 생체정보(지문과 사진)를 첨부하고 신체검사, 신원조회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최종적으로 영주권 확인서가 발급되면 이민부 직원과 인터뷰해야 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인터뷰 후 영주권이 나옵니다.

2 임시 노동 허가(워크퍼밋)

또한, 먼저 캐나다에 입국해 일하면서 영주권 결정을 기다리고자 하는 지원자는 임시 노동 허가(워크퍼밋) 신청이 가능합니다. AIP로 지원했던 동일한 사업체에 최장 1년간 취업할 수 있는 워크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워크퍼밋을 신청할 때 사업체의 job offer와 주정부의 추천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추천서는 보증서와는 다른 서류인데, 보증서는 영주권 신청에 꼭 첨부해야 하고, 추천서는 워크퍼밋 신청 시에만 필요합니다. 단, 워크퍼밋 신청서를 제출한 뒤 90일 이내에 반드시 영주권 신청서를 이민부에 보내야 합니다.

3 최소 정착 자금 증빙

이와 함께 이민부는 지원자가 입국할 때 반드시 최소 정착 자금 증빙을 갖고 올 것을 요구합니다. 이민부가 정한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족 구성원 수 최소 정착 자금
1 $3,303
2 $4,112
3 $5,055
4 $6,138
5 $6,692
6 $7,852
7 $8,742
한 명 추가될 때마다 $890

준비는 철저하게

AIP도 익스프레스 엔트리처럼 처리시한을 못 박았는데, 접수일로부터 1년입니다. 이민부가 워크퍼밋을 1년 한정으로 발행해 주는 것도 그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류를 꼼꼼하게 살펴 오류가 나지 않게 해야 하고, 변경 사항이 발생했을 때는 곧바로 업데이트하는 게 처리시간을 지연시키지 않는 비결입니다. 출력한 뒤 싸인해서 우편으로 보내야 할 서류가 열 가지는 넘고 부양가족이 있을 경우 관련 서류에 서명도 다 받아야 하므로 틀리거나 빠뜨리는 일 없게 잘 준비해야 합니다.

AIP가 job offer만으로 거의 이민이 결정되는 만큼 지원자가 제출하는 서류에 대한 이민부의 심사와 확인이 깐깐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이민부가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은 점검 사항 중에는 언어능력 5등급을 받은 사람이 실제 일상생활에 있어서 어느 정도 수준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설명도 있습니다.

1 언어 능력 점검 사항

영어 능력 점검 기준

  • 짧은 뉴스를 듣고 이해할 수 있다.
  • 짧은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 친구에게 몇 마디 조언해 줄 수준이 된다.
  • 이메일을 읽을 수 있다.
  •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대로 실행할 수 있다.
  • 정부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 짧은 이메일 메시지를 쓸 수 있다.
  • 기본적인 지원서 양식을 완성할 수 있다.

불어 능력 점검 기준

  • 평범한 주제로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 간단한 지시, 질문, 소개 등을 이해할 수 있다.
  • 문장이나 구문을 통해 기본적 문법을 구사할 수 있다.
  • 질문에 답을 하거나 나 자신을 표현할 때 필요한 단어나 어구를 충분히 알고 있다.

2 채용 제안서 제한 사항

채용제안서에도 제한 사항이 있습니다. 특정 계절에만 일하는 업종의 채용 제안으로는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Job offer에 나오는 근무 시간도 소위 ‘알바’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주당 30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이어야 합니다. 또한, NOC 유형 0, A, B 지원자는 최소 1년짜리 계약직 채용도 무방하지만, NOC 유형 C 지원자는 반드시 정규직 채용 제안을 받아야 합니다. 정규직이란 고용계약의 만료 기일이 없는 job offer를 말합니다.

대서양 연안주의 공식 지정업체를 제대로 찾아서 자신의 경력에 맞는 빈자리를 발견하고 job offer를 받을 수 있다면 영주권을 받는 과정과 현지 정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주정부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까요.

새로운 환경으로

대서양 연안 지역의 기후나 먹거리 등 생활환경은 한국 사람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토론토나 밴쿠버의 상황과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현지의 생활환경이 어떤지는 그곳에 사는 분들이 가장 잘 알겠지요. 노바스코셔 한인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대서양 연안의 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누가 압니까? AIP라는 배를 타고 대서양에 가서 숨은 진주를 만나 캐내는 행운을 만날 수도 있을런지. 행운을 빕니다!   <Davi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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