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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5일 목요일

캐나다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 완벽 가이드

캐나다를 흔히 ‘이민자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현재의 캐나다가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에 의해 세워졌고, 지금은 광활한 국토와 나라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지난 보수당 정부 때에는 한 해 약 25만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였고, 이후 자유당 정부에서는 그 수를 늘려 한 해 약 30만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다가 지난해(2021년)부터는 그 수를 더 늘려 앞으로 3년간 한 해 약 40만명의 이민자를 받을 예정입니다. 한 해에 받는 이민자 수가 캐나다 전체 인구의 1%가 넘습니다. 상당하지요?

그러면 캐나다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민자를 선별할까요? 이민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연방정부에서 주관하는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 주정부에서 주관하는 주정부 이민(PNP), 가족 스폰서쉽(Family Sponsorship), 투자이민 등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캐나다 이민의 근간인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에 관해 알아봅니다.

캐나다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 신속접수방식)는 캐나다 연방 이민난민시민권부(이하 이민부)가 주관하는 이민수속 가운데 ‘경제이민(Economic Class)’에만 해당하는 온라인 시스템입니다. 지원자들이 이민부 포탈로 프로필을 제출하면 이민부는 학력, 경력, 언어능력, 채용제안 등을 바탕으로 점수(CRS: Comprehensive Ranking System score)를 매깁니다. 이중 일정 점수가 넘는 지원자들을 풀(pool)로 묶어 최소한 2주에 한 번씩 추첨을 통해 영주권 신청권(ITA: Invitation to Apply)을 부여합니다. 연방정부가 직접 지원자를 받기도 하지만 주정부추천이민(PNP)과 연계해서 추첨을 실시할 때도 있습니다.

이민부가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에 정해놓은 범주는 △연방숙련근로자(FSW: Federal Skilled Worker) △캐나다 경험자(CEC: Canadian Experienced Class) △연방숙련기능공(FST: Federal Skilled Trades) 등 세 가지인데, 신청 자격과 진행 과정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익스프레스 엔트리가 왜 시작됐는지를 알면 이민부가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도입 배경

캐나다 정부가 이민을 받기 시작한 것은 백년도 넘었지만 영주권 제도를 도입한 시기는 1970년대 초반입니다. 그러니까 외국인과 시민권자 사이에 ‘영주권자’란 집단이 존재한 지는 5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거지요. 그동안 캐나다의 이민 제도는 많은 변천 과정을 거쳤는데, 2015년에 시작된 익스프레스 엔트리는 캐나다만의 독창적인 제도는 아닙니다. 같은 영연방 국가이며 이민정책의 선배인 뉴질랜드와 호주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명칭은 다르지만 뉴질랜드는 지난 2004년, 호주는 2012년에 각각 이런 신속접수제도를 시작했습니다.

캐나다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민수속의 효율성 극대화였습니다. 익스프레스 엔트리는 우편 접수는 받지 않고,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진행됩니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배달되는 우편물을 받아서 이민수속을 진행하다 보니 서류심사도 시작하기 전에 심각한 적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주요 노동인구인 청장년층을 캐나다로 영입하기 위해 경제이민을 허용했는데, 2000년대 중반에는 지원자가 길게는 6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 제도 이전에는 무조건 서류접수 순서에 따라 이민심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원자 입장에서는 서류를 접수한 후 하염없이 기다리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생기고, 캐나다 정부 입장에서는 실력 있는 고급 인력을 신속하게 캐나다 경제에 투입하는 일이 어려워졌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이 익스프레스 엔트리가 시작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입국 이후 이민자들의 적응력과 삶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였습니다. 2015년 이후 실시된 이민부 조사 결과 익스프레스 엔트리 실시 후 영주권을 받은 이민자들은 예전 이민자들보다 캐나다 사회에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적응했으며, 또한 CRS 점수가 높을수록 이민자들이 캐나다 사회에 적응하고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장점과 단점

앞서 살펴본 대로 익스프레스 엔트리의 가장 큰 도입 이유는 ‘적체해소’입니다. 이민부가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6개월’이라는 획기적인 처리 시한을 도입했습니다. 추첨에 당첨된 지원자가 영주권 신청서를 제출하면 이민부가 6개월 안에 결론을 내려주는 것입니다. 지원자가 최초에 익스프레스 엔트리 포탈에 프로필을 등록하는 시점부터 따지면 조금 더 길어지겠지만 예전 상황에 비하면 말그대로 ‘급행(익스프레스)’ 처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예전보다 이민에 장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예전 이민 제도에서는 어느 정도 점수가 돼서 서류를 접수한 다음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 제도에서는 그런 기대감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커트라인 점수 이하의 지원자들은 아예 제비뽑기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수가 낮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추첨 풀에 포함되는 CRS 점수 커트라인은 항상 유동적이기 때문에 일단 서류를 접수한 뒤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의외의 행운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사상 최대규모인 2만7천여명에게 영주권 신청권(ITA)을 부여했던 지난해 2월 추첨(CEC 대상)에서 커트라인은 역사상 최저점인 79점이었습니다.

그리고 PNP를 통하면 ITA를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민부는 주정부 추천서를 받은 지원자에게는 600점의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올해 실시된 6번의 추첨은 모두 주정부 추천 지원자들만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최저 커트라인은 710점 이었습니다.

카테고리별 지원가능 직업군

연방 이민부가 정한 익스프레스 엔트리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하나는 연방 숙련근로자(FSW)이고, 다른 하나는 캐나다 경험자 이민 (CEC)이며, 나머지 하나는 연방 숙련기능공(FST)입니다. 특이 사항으로는, 퀘벡주에 정착하고자 하는 지원자는 이 익스프레스 엔트리에 지원할 수 없고, 퀘벡주에서 운용하는 이민 프로그램에만 접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퀘벡주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불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경우 50점의 가산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연방 숙련근로자(FSW)

캐나다 직업분류(NOC: National Occupational Classification) 유형 0, A, B에 해당되는 직업군에 최근 3년 동안 최소 1년 이상(1천560시간 이상)의 정규직 또는 이에 상응하는 근무경력을 가진 근로자가 대상입니다. 경력요소(최고 15점) 외에 ▲나이(12점) ▲학력(25점) ▲언어능력(28점) ▲현지 적응력(10점) ▲채용제안(10점) 등 여섯 가지 요소를 평가해 최소한 CRS 67점 이상을 획득해야 서류심사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연방 숙련근로자(FSW) 직업군

  • NOC 유형 0은 관리직입니다. 인사관리자, 구매관리자, 창고관리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NOC 유형 A는 전문직입니다. 전문직이란 의사, 간호사, 약사, 엔지니어 등 최소한 학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한 직업군입니다.
  • NOC 유형 B는 전문기능인입니다. 2년제 칼리지 이상 학위가 필요하고 일정 시간의 직업교육을 받아야 취업할 수 있는 기능인력들입니다. 현장에서 흔히 ‘기사’라고 불리는 근로자들이 대표적입니다. 소방관과 경찰관 등도 이 직업군에 속합니다.

언어능력 및 학력 인정 심사

  • 언어능력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네 영역에서 모두 캐나다 언어 등급(CLB: Canadian Language Benchmark) 7 이상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합니다.
  • 캐나다 이외의 국가에서 대학을 나온 경우 학력 인정심사(ECA: Educational Credential Assessment)를 받아야 합니다. ECA는 이민부가 지정한 기관이 발행한 증명서만 인정됩니다.

2 캐나다 경험자 이민 (CEC)

캐나다에서 합법적 취업비자를 받아 근로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해당 직업군은 FSW와 동일하게 NOC 0, A, B입니다. 최소 근무연한 역시 동일하게 최근 3년간 1년 이상, 1천560시간 이상입니다. 학력 제한은 없지만 고졸 이상의 학력 증명을 제출하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언어능력 기준은 FSW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인데, NOC 유형 0, A 는 CLB 7 이상을 요구하지만, 유형 B 는 CLB 5 이상이면 됩니다.

3 연방 숙련기능공 (FST)

FSW와 다른 점은 대상 직업군이 ‘기능공’으로 번역될 수 있는 직군(trade)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Trade라는 직업군은 기계를 조작하는 일보다는 사람의 손기술이 필요한 직업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배관공, 제빵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능력도 그다지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네 가지 영역 중 말하기와 듣기는 CLB 5등급 이상, 읽기와 쓰기는 4등급 이상이면 됩니다. 최근 5년 동안 2년 이상 정규직에 종사했으며 최소한 1년 이상의 채용제안(job offer)이 있거나 캐나다 정부가 발행한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NOC 기준 다음 6개 직업군에 종사한 사람으로 지원자가 한정됩니다.

  • NOC 72: 전기, 건설 관련 기능공
  • NOC 73: 장비 관리 유지 기능공
  • NOC 82: 천연자원, 농업 관련 기술직, 책임자
  • NOC 92: 제조업, 전력, 수도 관리 책임자, 중앙통제실 기사
  • NOC 632: 쉐프, 요리사
  • NOC 633: 푸주한(butcher), 제빵사v

지원 절차

익스프레스 엔트리로 지원하면 총 7단계의 과정을 거칩니다. 지원절차를 단계별로 나누면 아래와 같습니다.

1단계: 자신이 익스프레스 엔트리에 적합한지 아닌지 위의 세 가지 범주를 바탕으로 검토합니다. 이민부 홈페이지에서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단계: 본인의 지원 분야가 결정되면 이민부가 제시한 방법에 기초해 CRS 점수를 산정해 봅니다.

3단계: 산정 결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이민부 웹사이트에 지원자의 프로필을 입력 또는 업로드합니다.

4단계: 이제 절차는 캐나다 이민부로 넘어갑니다. 이민부에서는 지원자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첨합니다. 추첨에서 뽑히면 이민부는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는 초청장(ITA: Invitation to Apply)을 보냅니다.

5단계: 초청장이 도착하면 60일 이내에 영주권 신청서(APR: Application for Permanent Residence)를 완결해서 보내고 수수료를 기한 내에 납부합니다. 신체검사와 신원조회서도 제출하고 기다리면 이민부에서 접수증을 보내옵니다. 두 서류는 캐나다 정부가 지정해 주는 기관에서 발급한 것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6단계: 이민부가 생체정보(지문과 사진)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면 등록기관에 예약한 뒤 방문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VFS 글로벌(VFS Global)을 통해 받고, 캐나다 내에서는 이민부가 지정한 곳에서 받아야 합니다.

7단계: 이제 6개월 안에 이민부가 영주권을 발부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APR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지원자들에게는 이민부가 이민을 허용하고 영주권확인서(COPR: Confirmation of Permanent Residence)와 여권에 붙이는 영주권 비자를 보내줍니다. 이로써 영주권 신청과 취득의 모든 절차가 종결됩니다.

점수를 올리세요!

지금까지 익스프레스 엔트리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살펴본 것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점수’입니다. CRS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언어능력 점수를 계속 향상시키거나 사정이 허락한다면 캐나다로 유학을 올 수도 있겠고, 또 채용제안을 받는다면 아주 유리하겠지요. 참고로 채용제안(job offer)은 노동허가(work permit)와는 다릅니다. 노동허가는 캐나다의 고용주가 외국인 신분의 특정 직업군을 당장 채용해서 일을 시키겠다고 했을 때 정부가 발행하는 허가증이고, 채용제안은 앞으로 영주권을 받는 즉시 이 지원자를 채용하겠다는 고용주의 확인서입니다.

무엇보다 주정부 추천을 받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란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600점의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면 CRS 700점을 넘기는 일은 훨씬 쉬워질 테니 말입니다. 실제로 2021년 열린 42회의 추첨 중 25회가 PNP 지원자들만 모아서 실시한 것이었습니다.   <Davi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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